한일 양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분쟁의 첫 단계인 당사국 간 양자 협의를 열었다. WTO 규정은 무역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 양자협의를 진행한다. 양자협의에서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WTO가 일종의 ‘재판부’인 분쟁심판 패널을 설치해 사안을 심의한다.
이날 협의에서 양국은 상대방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일본의 규제가 수출 제한 조치로 WTO 협정 위배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관리의 재검토는 WTO 협정에 부합하는 조치”라는 이전과 같은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은 한 차례 더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통상 WTO 제소 전 양자 협의가 한 차례에 그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지만 추가 협의 역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리측 협상 대표인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13일 “이번 협의에서 실질적 대화를 통해 인식의 폭을 많이 넓혔다” 면서도 “추가 협의에서 합의안을 도출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일 추가 협의는 다음 달 10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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