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나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 마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삼익악기는 나름 선방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현지 피아노 수요도 주춤하고 있지만, 올해 삼익악기 상하이법인의 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54억원, 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509억원, 19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지난 해 실적을 소폭 뛰어넘는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익악기의 실적 선방에 대해 이형국 삼익악기 부회장은 “상하이 등 중국 대리점이 300개로 주요 도시의 영업망을 탄탄하게 유지하거나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익악기는 상하이 등 동부 연안 지역에 집중했던 영업망을 내년부터는 쓰촨성 등 서부 내륙으로 영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내년 초까지 대리점을 50개 더 늘리고 3년 안에는 5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익악기는 지금까지 매년 10~20개 정도의 대리점을 늘려 왔지만, 올해와 내년초까지 50개 대리점을 더 내고 중국 서부지역으로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삼익악기의 현지화 성공에는 ‘영업통’인 이형국 부회장을 중국 현지에 상주시키며 현지 음악계와 단단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클래식의 본산인 독일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의 특성을 꿰뚫어 보고 10년 전에 독일 브랜드 자일러를 인수해 ‘자일러삼익’으로 명
품화 전략을 고수한 것도 비결이다. 삼익악기는 중국 젊은층의 디지털 피아노 수요에 맞춰 최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기존의 클래식 피아노 외에 최근 디지털 피아노 생산도 시작했다. 삼익악기 중국법인은 인도네시아 공장서 생산된 피아노 100%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중국의 디지털피아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달 수입 허가를 받았고, 늦어도 내년 초부터 디지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