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분기 기업공개(IPO)시장은 오랜만에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이어지며 활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국내외 이슈로 주춤했던 국내 주식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면서 아톤·롯데리츠·케이엔제이 등이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는 등 투자심리가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20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3개년의 4·4분기 추이(2016년 54개·2017년 36개·2018년 60개)를 고려해 올해 4·4분기에는 지난해와 유사한 55~60개 기업이 상장할 예정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현재 심사가 승인된 기업들과 심사를 청구한 기업들, 스팩 상장을 비롯해 통상적으로 4·4분기에 상장기업들이 몰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중 스팩을 제외하면 17개 정도의 기업이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1,000억원 이상의 대형 IPO가 연이어 예정돼있다는 점에서 이번 분기 IPO 시장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지난 7일 롯데리츠는 국내 상장 리츠 사상 최고 수준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격이 희망가 범위의 최상단인 5,000원으로 확정지었다. 박 팀장은 “이번 분기 IPO 시장은 지난해 4분기 1조2,000억원의 공모 규모를 웃돌 전망”이라며 “롯데리츠의 뒤를 이어 지누스가 2,416억원의 공모규모로 11월 상장을 목표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및 시스템통합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약 4,000억원의 공모를 통해 연내 상장의사를 밝혔고,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흥행을 위해 공모구조를 신주모집 100%로 조정해 1,000억원 안팎으로 공모자금을 늘렸다.
공모 청약 또한 흥행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0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 나선 반도체 부품 및 디스플레이 장비생산 업체 케이엔제이는 코스닥 수요예측 사상 최고의 경쟁률인 1,144:1을 기록했다. 콘텐츠 기업 캐리소프트도 지난 분기 상장을 포기했지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재상장에 나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 밴드 최상단 9,000원으로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박 팀장은 “지난 2·4분기에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출시로 인해서 공모 청약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증시 부진과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올해 공모기업들이 공모가 대비해서 시초가 수익률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던 것을 고려한다면 4·4분기에는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은 소폭 지난 분기에 비해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분기 공모시장의 특징으로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꼽았다. 박 팀장은 “3·4분기 상장한 주요 22개 기업(재상장·스팩 제외)의 평균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29.1%로, 14개 기업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후 주가는 재무적투자자(FI) 등 초기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엑시트) 여파로 부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 이후 보호 예수가 해제돼 출회 될 가능성이 있는 물량을 미리 파악하는 것으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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