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의 역사를 지닌 여성 란제리 브랜드 남영비비안이 결국 치열해진 속옷 시장 경쟁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경영 여건 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쌍방울의 품으로 안길 전망이다.
남영비비안은 남영비비안의 최대 주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쌍방울광림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매출 1,000억원대의 쌍방울이 2,000억원대의 남영비비안을 매수한다는 점에서 ‘골리앗이 다윗의 품에 안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남영비비안 경영진이 결국 속옷업계의 치열한 경쟁 등에 따라 더 이상 회사를 존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니클로 등 해외 SPA 브랜드 공세와 빅토리아시크릿 등 유명 브랜드의 온라인 진출, 저가 홈쇼핑 속옷과의 경쟁 등에 부담이 느꼈다는 뜻이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7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산업의 특성상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 생산에 따라 비용 절감과 큰 폭의 수익 창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통적으로 여성 내의류 시장은 진입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신규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 수입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속옷 시장은 포화에 가깝다.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의 란제리가 이미 속옷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푸마,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도 이너웨어를 내놓고 있으며 홈쇼핑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차별화한 속옷 브랜드를 판매 중이다.
남영비비안의 매각 소식에 경쟁사인 국내 속옷업계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속옷업계의 선구자인 BYC는 이미 전주공장을 폐쇄했고 비너스의 신영와코루도 지난해 영업이익아 87.4%나 급감하기도 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공시된 대로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이 됐고 차후 일정을 조율해볼 것”이라며 “디테일한 부분들은 시간을 갖고 여러가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다음달 21일이 협상개시, 11월 15일까지가 계약체결 데드라인으로 알려졌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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