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과도 제휴를 통해 억대 항공 마일리지 판매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4년 동안 일부 시중 은행에 항공 마일리지를 판매해 각각 15억 1,601만원, 6억 4,69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국민·신한·씨티은행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은 국민·신한·SC제일은행을 대상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팔았다. 제주항공도 2017년 하나은행에 1,646만원어치의 항공 마일리지를 판매했다.
이들 항공사와 은행이 통장·환전·송금서비스 제휴를 맺으면 제휴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예금 평균잔액, 급여이체, 환전·해외송금 등의 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 받는다. 제휴 은행을 통해 5달러를 환전할 때마다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거나 전달 50만원 이상의 급여 이체 실적이 있는 경우 20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식이다. 소비자가 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한 제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항공사는 은행이 미리 구매해 놓은 마일리지를 해당 고객에게 지급한다. 항공사들은 그간 항공 마일리지 제공을 무상 서비스라고 주장했지만, 이처럼 금융권과의 제휴를 통한 마일리지 판매는 항공사의 수익 사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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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4년여간 국내 19개 카드사를 상대로 1조 8,079억원의 판매 이익을 얻은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두 항공사는 마일리지 사용 기간과 방식을 제한하는 등 소비자 후생 증진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자체적으로 마일리지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으나 소멸시효 정지가 가능한 상황에 대한 내용을 약관에 전혀 넣지 않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두 회사는 항공권 구매에 현금과 마일리지를 섞어 결제할 수 있게 해주는 ‘복합결제’ 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불만도 크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복합결제 방식을 도입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공정위의 개선방안 제출 요청에 따라 현재 내용을 검토 중으로 결과를 이달 말까지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고용진 의원은 “항공 마일리지의 사용 용도와 범위가 지극히 제한돼있어 오랜 기간 마일리지를 적립해온 소비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크다”며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없애고, 복합결제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가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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