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미국 사모펀드 고문 자격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만난다. 안보 분야에서는 ‘매파’였던 그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맞선 이슈메이커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이어서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 일행이 24일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시작으로 교직원공제회·과학기술인공제회, 25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한국투자공사, 행정공제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사모펀드 론그룹(Rhone Group) 펀드 조성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볼턴은 지난 9월 백악관 보좌관 퇴임 후 곧바로 론그룹 고문으로 부임했다.
그는 론그룹의 공동창립자인 로버트 아고스티넬리와 함께 국내의 주요 기관들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날 계획이다. 자산 규모 37조원에 이르는 교직원공제회의 차성수 이사장, 13조5,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행정공제회의 한경호 이사장 등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만남에서는 6호 펀드의 조성을 위해 국내 기관들의 적극적인 출자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IB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개된 일정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요 기관투자가를 거의 다 만나는 셈”이라면서 “투자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그룹은 8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유럽 중소기업 인수합병 전략으로 5개의 펀드를 조성해 3개 펀드를 청산 완료했다. 청산 펀드들의 내부 수익률(Gross IRR)은 최소 16%에서 최대 56% 수준이다. 현재 2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한편 볼턴은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시절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미국 정부에서 맺은 네트워크와 정부 정책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론그룹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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