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5세대(5G) 확대에 따른 신모델 출시 효과로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EV) 보조금 감소 등 EV 수요가 생각보다 약한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등에 휘말린 2차전지 재료·부품사들에 대한 눈높이는 낮추는 모습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디스플레이 소재기업 덕산네오룩스(213420)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2,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3·4분기 영업실적은 다소 저조하지만 앞으로 실적개선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중화권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판매할수록 덕산네오룩스의 판매량도 증가할 것”이라며 “갤럭시폴드2·갤럭시노트11 등에도 소재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량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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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네오룩스뿐만 아니다. 최근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에 스마트폰 부품 공급업체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휴대폰 안테나 제조업체인 아모텍(052710)의 목표주가를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11% 높였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아모텍의 목표주가를 2만9,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RF-PCB) 제조기업인 비에이치(090460)의 목표주가도 기존 2만4,0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외에도 LG이노텍(011070)(14만5,000원→15만원), 삼성전기(009150)(11만5,000원→13만5,000원), 와이솔(1만7,500원→1만9,000원)도 최근 눈높이가 높아졌다.
반면 올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에 따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와 국내 ESS 화재 사고 등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던 2차전지 종목들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8월 4.4기가와트시(GWh)에서 올해 8월 3.5GWh로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003670)은 최근 삼성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대우·하나금융투자·케이프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렸다. 국내 2차전지 셀 업체들의 생산 부진에 따라 포스코케미칼의 주력인 음·양극재 사업의 성장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3·4분기 실적이 전 분기보다 좋아졌지만 개선폭은 기대보다 못했다”며 “기대치는 낮췄지만 내년 이후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극재 제조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중장기 성장성은 인정받았지만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로 목표를 8만8,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낮췄으며 삼성SDI(006400)는 ESS 화재 사고에 따라 매출 부진이 이어져 단기 실적이 우려된다며 기대치를 내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목표주가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기준 정도로 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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