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표 바이오 기업인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원인으로 외국인 공매도의 영향이 지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 급등한 주가가 도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157.28% 뛰어올랐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2조3,698억원(9월 30일 종가 기준)에서 25일 종가 기준 6조976억원으로 3조7,278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에이치엘비는 지난 22일 장중 한때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넘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계열 회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300.95%) 역시 동반 급등해 이 기간 코스닥시장 내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에는 외국인이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약 2,9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에이치엘비의 순매수액이 1,360억원으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46.4%를 차지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248억원) 역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런 외국인의 순매수는 향후 기업의 실적 성장을 내다본 장기적 투자라기보다는 앞선 공매도의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나서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보는 투자 기법인데, 이때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숏커버링이라고 한다.
실제로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의 경우 최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가 몰렸다. 이들 종목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111.1%, 141.4%씩 각각 불어났으며 한국거래소는 두 회사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임상 호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계속 급등하자 이 종목들을 공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 중 일부가 ‘숏커버링’을 통해 매도 포지션 청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역으로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면 주가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4거래일 연속(23일은 거래정지)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에이치엘비는 25일 전 거래일보다 16.00% 하락한 1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20% 내린 14만8,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8.31%)도 함께 하락 마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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