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차코리아 매각으로 투자차익 6배라는 ‘대박’을 터뜨린 국내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칼라일그룹 등 쟁쟁한 글로벌 사모펀드를 재치고 치과용 3D 스캐너 전문회사인 메디트의 인수전에서 최종 승리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장민호 대표(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51)와 매각주관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전날 유니슨캐피탈에 메디트 지분 50%+1주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금액은 3,000억원 초반대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2대 주주로 남아 경영을 도울 예정이다.
지난주 치러진 본입찰에는 유니슨캐피탈을 비롯해서 KKR, 칼라일그룹 등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중 유니슨캐피탈이 가격이나 앞으로 회사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각 측은 본입찰 이후 우선협정대상자를 선정해 논의하는 별도의 과정 없이 유니슨캐피탈을 곧바로 최종 인수자로 낙점했다.
메디트는 장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2008년 치과용 3D 스캐너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자체 개발한 ‘i500’이라는 구강스캐너는 출시 1년만에 시장점유율 10% 이상 확보하기도 했다. i500은 현재 70여개 국가에 판매되고 있으며 내년 초에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메트의 지난해 매출은 329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두 배가 넘는 74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07억원이었고, 올해 EBITA는 세 배가 넘는 37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유니슨캐피탈은 메디트 인수로 본격적이 전성시대를 열게 됐다. 유니슨캐피탈은 올해 미국계 PEF인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지분 100%를 3,500억원 가량에 매각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공차 코리아 지분과 본사 RTT 지분 등 인수에 들어간 투자금이 710억원(인수금융 150억원). 투자원금 560억원 대비 6배가 넘는 투자차익을 거둔 셈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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