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승계의 주요 연결 고리로 평가받는 한화시스템이 다음달 코스피에 입성한다. 한화시스템은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이 주요주주로 있는 회사다. 기업공개(IPO) 이후 한화시스템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승계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시스템은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IPO 관련 간담회를 열고 3,286만1,424주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희망공모 밴드는 1만2,250~1만4,000원으로 △30일까지 수요예측 △다음달 4~5일 청약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한국투자·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한화시스템은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군사장비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업으로 한다. 지난해 네트워크 구축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화에스앤씨를 흡수합병하며 IPO를 준비해왔다.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1,289억원(2018년)으로 전년에 비해 31%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448억원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공모의 대부분이 구주매출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헬리오스에스앤씨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운데 2,469만8,159주(최대 3,458억원)를 공모시장에 내놓는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 한화에스앤씨 펀드에 투자했고 한화시스템이 한화에스앤씨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 32.61% 상당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갖고 있다. 다만 구주매출로 이후 지분율은 7.79%까지 낮아진다.
IPO 후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차남)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삼남) 전 한화건설 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율 13.41%로 2대주주로 올라선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의 지분 가치는 공모가 상단 기준 2,070억원이다. 상장 이후 국방사업 수주 증가와 비행이 가능한 에어택시 사업 등의 성과가 가시화하면 지분 가치는 크게 뛰어오를 수도 있다. 김 전무 등은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가치를 높여 ㈜한화 지분을 현금으로 매입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방법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시스템 지분 보호예수가 18개월로 설정돼 한화시스템의 가치를 키우는 데 더 주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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