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소송전이 이번에는 지난 2014년 합의서 내용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과거 합의를 파기하고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28일 합의문 원본을 공개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안전성강화분리막(SRS®) 미국특허 등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한 2014년 10월29일 합의문에 따르면 양사는 “장기적 성장·발전을 위해 2011년 이후 계속된 세라믹 코팅 분리막에 관한 등록 제775310호 특허와 관련된 모든 소송·분쟁을 종결한다”고 합의했다. 이어 합의서에는 향후 10년 동안 특허와 관련해 직접 또는 계열사를 통해 국내외 쟁송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한국과 미국의 특허가 동일한 만큼 LG화학이 ITC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이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법원에 LG화학을 대상으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이번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이 과거 합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과거 합의한 특허와 소송 대상이 별개의 특허라는 이유에서다. LG화학은 “합의서에서 확인 가능하듯이 당시 양사가 합의한 대상특허는 ‘한국특허 등록 제775310’이라는 특정 한국특허 번호에 관련한 것”이라며 “합의서 그 어디에도 여기에 대응하는 해외특허까지 포함한다는 문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특허 775310과 미국특허 7662517은 특허등록 국가가 다르고 권리범위에 차이가 있는 별개의 특허”라면서 “합의 당시 경쟁사는 포괄적 합의를 원했으나 LG화학은 대상특허를 ‘한국특허’의 특정 ‘특허번호’로 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합의서상 ‘국외에서’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한국특허와 관련해 외국에서 청구 또는 쟁송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쟁사(SK이노베이션)는 현재 특허 제도의 취지나 법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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