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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펀드 1조 잠자는데...1,000억 늘리겠다는 금융위

[2020 비효율 금융 예산안 2題]

예정처 "출자액 줄여라" 권고





금융위원회가 ‘기업구조혁신펀드’ 규모를 늘리기 위해 KDB산업은행에 출자하는 액수를 줄이라는 권고가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나왔다. 현재 1조5,000억원이 조성된 반면 3분의2에 달하는 1조원이 투자되지 않고 잠자고 있는데, 무리해서 출자액을 늘리면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펀드 수익금을 다른 부처 주관 펀드와 같이 금융위로 돌아가게 명확화하라는 권고도 했다.

28일 예정처의 ‘2020 예산안 정무위 분석’에 따르면 금융위는 기업구조혁신펀드 규모를 키우기 위해 산업은행에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펀드는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은행이 주도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모펀드(PEF) 등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마중물이 붓기 위해 출범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당시 1조원인 펀드를 2조원으로 늘리기로 했고, 금융위의 1,000억원 출자도 이의 일환으로 내년 예산안에 포함됐다.

문제는 조성된 펀드 중 상당수가 아직 투자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9월 현재 펀드결성이 완료되거나 예정인 금액은 1조4,955억원인 반면 투자 완료된 금액은 4,927억원에 그쳤다. 1조28억원이 잠자고 있는 셈이다. 또 민간 중심 부실채권 투자 및 관리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도 내년 중 3,000억원을 구조조정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 투자 대기 중인 실탄은 넘치는 실정이다.



예정처는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이 일시에 유입되면 집행률은 낮아지고, 집행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 출자 규모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고, 굳이 지금 필요하지도 않은 예산 1,000억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다른 시급한 곳에 집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아울러 예정처는 펀드 수익금을 금융위가 가져가고 향후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명확히 하라는 조언도 했다. 펀드는 금융위가 산은에 출자하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 산은이 펀드에 출자해 출자자가 산은으로 돼 있다. 이에 펀드 청산 시 이익금 등을 산은이 수령하게 될 수 있다. /이태규·구경우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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