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업체 보진재의 인쇄 관련 자산을 천재교육의 기타 특수관계사인 프린피아가 인수한다.
보진재는 29일 인쇄 관련 기계 장치를 ㈜프린피아에 19억2,00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인쇄기 기계장치 및 부대장치 일체로 보진재 보유 자산 총액 대비 19.5% 규모다. 보진재는 “적자 구조 탈피를 위한 것”이라며 “인쇄업 철수와 사업구조 재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기한은 12월 3일까지다.
프린피아는 1991년 설립된 회사로 교과서 및 일반서적 출판 제조업체다. 편집기획·디자인·CTP·제판·인쇄·제본 및 물류에 이르기까지 출판물 제작의 전 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7년 필리핀 국정교과서 및 미주 인쇄물 수출 실적 1,200만불 돌파 공로로 지난해 한국무역협회의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지난해 기준 매출 51억원에 직원 수는 28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피아의 대주주는 수학 학습지 해법수학으로 잘 알려진 천재교육 최용준 회장의 자녀 최정민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피로지스틱스(100%)다. 지난해 12월 인쇄사업을 물적 분할해 신규법인인 프린피아를 설립했다. 출판 관련 사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진재는 1912년 8월 15일 서울 종로1가에 ‘보진재석판인쇄소’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고(故) 김진환 창업주부터 증손자인 김정선 현 대표까지 4대째 인쇄업을 이어온 회사다. ‘조광’, ‘춘추’, ‘문장’, ‘삼천리’ 등의 이름있는 잡지를 다수 찍었고 1933년 국내 최초로 크리스마스실을 인쇄한 것으로 유명하다. 1960~70년대에는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를 찍었고 얇은 종이인 박엽지 인쇄술로 세계 성경 인쇄 물량의 30%를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디지털 기술 발달 등으로 출판업에서 몇년간 적자가 쌓이면서 11월 30일 영업 정지를 결정하고 자산 매각 및 사업 재편에 나선 바 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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