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올해 3·4분기까지 1조6,657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건물 매각 등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기준 사상 최대실적이다. 손태승(사진)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 확대와 우량 중소기업 위주의 자산성장을 이어온 결과로 지주사 전환 원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4분기 5,341억원, 누적 1조6,6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누적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고, 3·4분기 순이익도 전 분기 대비 18.8%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6,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봤지만 이 역시 하회하며 하나금융에 밀린 순이익 4위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은 전망치를 밑돈 실적과 관련해 2·4분기 순익에 대출채권매각익과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이 각각 530억원, 850억원 등으로 일회성 요인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우리금융은 은행중심으로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3·4분기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41%로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고, 연체율도 0.01%포인트 떨어져 0.31%를 기록했다. 우량자산 비율은 85.4%로 전 분기 대비 향상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4.9%포인트 늘어 125.3%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부문의 성과가 높았다. 글로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1,780억원 수준으로 총당기순이익 비중 10%를 초과하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 회장 취임 이후 우리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국제부동산 신탁을 차례로 인수하고,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지주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 지으며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며 “최근 대만 푸본그룹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향후 비즈니스 확대에 활로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3·4분기 증권사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은 다소 부담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전년보다 33.5% 증가한 2조190억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12년 만에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3·4분기 우리은행의 NIM은 1.40%로 전 분기보다 9bp 낮아졌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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