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최근 내놓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안전조치와 관련해 “단순 일회성 비용이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투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SDI의 안전조치에는 최대 2,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권영노 삼성SDI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9일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발표한 ESS 안전대책의 비용 부담으로 실적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겠지만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일회성 비용이 아니다”라며 “매년 40% 이상 성장하는 세계 ESS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높이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SDI는 3·4분기 매출 2조5,679억원, 영업이익 1,66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1.3% 감소한 것은 ESS 화재 여파로 국내 수요가 급감한 탓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잇따른 화재로 국내 ESS 배터리 매출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권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반복된 화재로 세계 시장을 이끌어온 국내 ESS 산업이 자칫 한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삼성SDI는 지난 14일 ESS 배터리 특수 소화시스템을 공개하고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전국 1,000여개 ESS에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1,500~2,000억의 일회성 비용 투입에도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손미카엘 전지사업부문 전략마케팅 전무는 “이번 대책에 예상되는 비용은 인건비, 물류비, 재료비 등을 포함한다”며 “새롭게 출하되는 제품에는 자재비 정도만 추가돼서 원가상승률이 크지 않고 향후에도 계속 원가절감을 추진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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