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 중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정·관계 고위 인사 수천 명에게 ‘골프 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승모 부장검사)에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이 전 회장을 뇌물공여, 업무상 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했다고 밝혔다.
고발인 측은 이 전 회장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300여명에 달하는 전·현직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골프 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접대 대상에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공직자도 포함되어 있다 ”며 “‘모피아’로 불리는 전직 경제 관료들이 태광의 배후에서 부당행위를 묵인해주며 유착관계를 형성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골프장 ‘휘슬링락’의 상품권을 태광 계열사들이 사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고발인들은 “계열사를 동원해 휘슬링락 골프장 회원권과 고액상품권을 판매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태광 총수일가가 계열사에 김치·커피·와인 등을 강매해 사익을 편취한 행위가 인정된다며 과장금 21억8,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이 전 회장이 회사공금 500억여원을 횡령·배임했다는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월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으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치러 ‘황제 보석’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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