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이노텍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대비 5.7%, 43.8%씩 늘어난 2조4,459억원과 1,86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당사 추정 매출액(2조4,374억원) 및 추정 영업이익(1,712억원)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라며 “2020년엔 애플의 성장과 더불어 ToF(Time of Flight) 모듈 채택, 발광다이오드(LED) 및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 효율화 효과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지금의 긍정적인 상황을 좀 더 즐겨도 될 듯 하다”고 30일 밝혔다.
박 연구원은 LG이노텍이 올 3·4분기 예상 밖의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카메라모듈 및 3차원(3D) 센싱 모듈 등을 취급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선전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의 신제품 3개 모델 중 2개에 트리플 카메라 모듈이 채택됐다”며 “듀얼카메라 모듈의 평균판매가격(ASP)이 30달러 초반인 반면 트리플카메라는 50달러 이상으로 추정돼 신제품 판매 호조와 함께 ASP 상승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율 여건도 긍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동사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원씩 상승할 때마다 월간 영업이익이 15억원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3·4분기엔 애플 신제품 효과로 매출액이 더 커졌기 때문에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고 봤다. 올 3·4분기 환율은 달러당 1,196원으로 전 분기 대비 29원 올랐다. 단, 박 연구원은 “전장부품, LED 및 HDI 사업의 영업적자는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올 4·4분기와 내년에는 LG이노텍의 경영 여건이 더 나아질 거라는 게 박 연구원의 전망이다. 우선 4·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론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2%, 42.5%씩 늘어난 2조7,082억원과 1,476억원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애플 신제품 관련 납품이 8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4·4분기 광학솔루션 매출액은 18%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도 LED, HDI 사업의 효율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환율도 우호적이진 않아 4·4분기엔 일회성 비용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고도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내년도엔 애플의 상반기 스마트폰 출시, ToF 모듈 채택, LED 및 HDI 사업부 효율화 영향 등이 LG이노텍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애플의 상반기 스마트폰 출시로 계절성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판매수량도 2019년 1억8,000만대 수준에서 2억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ToF 모듈 채택도 대당 ASP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LED 및 HDI 사업 효율화 효과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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