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왕진에 시범 수가가 적용돼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재택 치료가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12월 1일부터 인지장애·암질환, 여성건강 및 난임치료 등 중증질환분야에 대한 의료행위 64개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인 ‘제줄라캡슐’과 불면증 치료제인 ‘조피스타정’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제21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처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건정심에는 △재택의료 활성화 추진계획 △중증질환 등 비급여의 급여화 추진 △약제급여 목록 및 급여상한 금액표 개정안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 추진방안 등이 논의됐다.
우선 복지부는 지역사회 의원을 대상으로 ‘일차의료 왕진 수가 시범사업’을 추진해 거동불편 환자에게 의사 왕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범 수가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현행 1회당 1만1,000~1만5,000원에 불과했던 왕진료가 시범수가제가 도입되며 8만~11만5,000원으로 대폭 상승한다. 환자는 왕진료 시범수가의 30%만 본인 부담을 하면 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정부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방문요양급여 사유를 마련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 성격이다. 지금까지 국민건강보험은 의료기관 내에서의 입원·외래 위주로 설계돼 의료기관 밖에서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관련기사
또 정부는 12월 1일부터 각종 중증질환 분야 의료행위·치료재료 64개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일례로 파킨슨병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레보도파경구 투여 후 반응검사의 경우 이전에는 비급여로 7만5,000원의 비용부담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7,000원의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이번 보험적용 확대에 따라 약 310억원의 비급여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며, 기존 환자가 전액 부담하면 검사비 및 소모품 비용이 3분의 2에서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인 한국다케다제약의 ‘제줄라캡슐’, 불면증 치료제인 휴온스의 ‘조피스타정’,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청 인 조절에 사용되는 ‘벨포로츄어블정’ 등의 약재를 급여적용 항목에 편입했다.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이 추가됨에 따라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 숫자도 91개 늘어 2020년 1월부터 성인발병 스틸병 등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도 한층 경감된다.
한편 이날 정부는 정신질환자 지속치료지원 건강보험 시범사업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자해 및 위해 가능성이 있는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정신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시범수가를 적용할 예정이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이번 심의를 통해 높은 의료비가 부담스러워서 적절한 검사·처치 등이 어려웠던 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민 의료비 부담을 경감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국민의 병원비 부담을 지속해서 경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