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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타다를 비난할 자격

백주원 바이오IT부





“타다의 영업을 합법화해주세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동안 택시를 타며 제가 잃어버렸던 권리를 타다를 통해 되찾았다”며 검찰이 불법이라 판단한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합법화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말 걸지 않는 운전기사, 안전한 운행, 승차거부 없는 시스템 등 차별화된 서비스에 높은 만족감을 느꼈기에 나온 안타까움이었다.

타다를 좋아했던 이용자들의 이 같은 호소에 대해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택시도 타다와 유사한 정도의 서비스 향상을 위해 결의를 다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의만 1년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타다가 불법이냐 아니냐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타다가 어떻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는지 택시가 그 답을 찾기 위한 고민을 했었는지에 관한 문제다. 과연 택시가 타다를 향해 당장 영업을 중단하라고 비난할 수 있는 건지, 이 사태를 몰고 온 책임이 혹시 택시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곰곰이 되짚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3일 택시 관련 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타다 아웃!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를 개최하고 ‘택시 비전 2020’을 발표했다. 하지만 택시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승차거부나 난폭운전 등에 대한 어떤 개선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정기적인 기사 교육 등 진짜 서비스 혁신방안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비전으로 제시된 것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도입과 탄력요금제 적용 등이었다.



탄력요금제는 실시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이 0.7배에서 2배까지 변동되는 제도로 사실상 요금이 더 비싸지는 결과를 낳는다. 타다가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줬던 여러 장점 중에서 오직 수익 증대와 직결되는 부분만 받아들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타다와 유사한 정도의 서비스가 아니라 유사한 요금 체계만 도입하겠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 1년간 120만명의 타다 이용자들이 택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좋은 서비스에 높은 점수를 주는 동안 택시는 무엇이 변했는가. 퀴퀴한 담배냄새에 난폭운전, 승차거부까지 택시는 예전 그대로다. 택시가 타다를 향해 불법이라고 비난하며 영업 중단을 요구할 때 타다가 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는지 스스로 부족함을 돌아보고 개선방안을 함께 내놓았어야 했다.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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