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미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관련 조사를 개시했다. 특히 LG화학이 이 소송에서 수입금지를 요청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소재, 부품 중에는 기아차 니로의 배터리팩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서 제조한 해당 제품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가뜩이나 전기차 배터리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공급불안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기아차는 ‘쏘울’ 순수전기차 미국 모델 출시 일정이 내년에서 오는 2021년 이후로 미뤄졌다고 밝히면서 원인으로 배터리 공급 부족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회피설계를 하거나 공급업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소송으로 완성차 업계에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피로감이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 ITC의 강력한 디스커버리 절차로 배터리를 공급받은 완성차 업체들도 자료제출 요청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관계자는 “양쪽 다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 8월 LG화학을 상대로 미 ITC에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시 소장에서 “LG화학이 자사 특허를 침해한 채 GM 볼트에 배터리를 납품해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이에 대한 금지명령 구제를 청구했다.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LG화학은 GM에 전기차 배터리 납품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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