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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한옥의 대안공간 '시청각' 문닫는다

'SMSM10' 전시를 마지막으로 30일 폐관

공동운영자 안인용·현시원, 계간지 출간은 계속

2013년 개관 이후 쟁쟁한 작가들과 참신한 시도

대안공간 ‘시청각’이 지난 30일 문 닫았다. /서울경제DB




‘대안공간’을 넘어선 대안적 문화공간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던 종로구 통인동의 ‘시청각’이 지난 30일 프로젝트 그룹 SMSM의 전시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시청각(Audio Visual Pavilion)은 에디터 안인용과 큐레이터 현시원이 공동 운영자로 의기투합해 지난 2013년 11월 28일 기획전 ‘노 마운틴 하이 이너프(no mountain high enough)’를 시작으로 개관했다. 1947년 인왕산 자락에 지어진 디귿(ㄷ)자 형태의 한옥을 전시장으로 활용해, 주거공간이 그대로 예술공간으로 전이돼 눈길을 끌었다.

현시원 디렉터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시를 마무리하면서 한옥 공간은 문 닫기로 했다”면서 “색깔 있는 대안공간으로서 역할 하고자 시작한 것이 벌써 햇수로 7년을 넘겼고 ‘제대로 문 닫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기에 잘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과 시점을 고민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현 디렉터는 “‘보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 나가고, 작가와 기획자의 자발적 아이디어가 구현되는 시각문화의 한 형태를 만들고자 한 실험적 운영방식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간운영은 정리하기로 했지만 계간지 ‘시청각’ 출간 등 우리의 활동은 지속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대안공간들이 임대료 상승 등을 비롯한 운영난, 내부 갈등 등으로 문 닫는 사례가 있으나 시청각의 경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적 폐관’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청각에서 열린 ‘도면함’ 전시 전경. /서울경제DB




‘시청각’은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탓에 개관전 참여작가 잭슨홍의 작품 ‘배’를 들여놓는 것부터 난관이었고, 청와대 인근이라 주민의 오해를 사거나 벌떼가 나타나 119를 부르는 등 생활공간으로 파고든 전시장 특유의 독특한 일화를 남겼다. 전시공간은 협소했으나 남화연,박미나,사사(Sasa[44]),슬기와민,강서경,구동희,구민자,정서영,전소정,문성식,정금형,안규철,김영나,옥인콜렉티브,이수성,김익현,박미나,이수경,주재환,윤향로,노상호 등 거쳐 간 작가들은 면면이 화려하다.

시청각의 기획전 ‘2X2’ 전시 전경. /서울경제DB


수년 전의 작업을 현재 시점에서 재구성하거나, 전시장 도면을 모으는 아이디어를 전시 자체로 발전시키는 등 참신한 기획이 돋보였다. 구동희의 개인전은 파격적으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했고, 잭슨홍의 등신상 조각들이 관람객을 놀라게 하기도 했으며, 두 사람의 협업을 주제로 한 ‘2×2’, 세 사람씩 협업한 ‘3×3’ 등 새로운 시도로 화제가 됐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진시우·이정민 작가가 속한 옥인콜렉티브와 함께한 인왕산 일대에서의 ‘사생대회’를 여는 등 각종 좌담과 작가 토크를 꾸준히 열어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활동들을 펼쳤다.

마지막 전시가 된 ‘SMSM 10’은 작가 사사(Sasa[44])와 박미나, 디자이너 그룹 슬기와 민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 SMSM의 결성 10주년을 되짚는 회고전 성격이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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