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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원서 출발해 25년간 한샘 CEO 최양하 떠난다

30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최양하(왼쪽) 한샘 회장이 강승수 한샘 부회장과 2015년 부산지역 매장 현장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샘




30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최양하(왼쪽) 한샘 회장과 이영식(왼쪽 두번째) 한샘 사장이 2014년 대리점 사장과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샘


30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최양하(왼쪽 네번째)한샘 회장이 2002년 한샘 상장 기념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제공=한샘


평사원으로 출발해 25년간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최양하 한샘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40년간 ‘가구맨’으로 지내며 한샘을 ‘매출 2조 클럽’에 가입시키는 등 극적인 성과까지 이뤄냈다. 최 회장은 지난 1973년 설립된 한샘에서 40년을 근무했다. 25년간의 CEO 재직 기록은 국내 500대 기업 중 유일하다. 가구 업계가 최 회장의 스토리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30일 한샘은 최 회장이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중공업을 거쳐 1979년 한샘에 입사했다. 최 회장이 입사한 당시에는 국내 가정에 현대식 부엌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최 회장은 평직원 신분일 때 공정을 혁신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냈고 결국 한샘은 건축과 중장비 설계 등 일부 분야에서만 사용하던 캐드 프로그램을 부엌 가구 설계에 전면 도입했다. 한샘이 부엌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간 계기가 됐다. 최 회장은 입사 15년 만에 CEO에 올랐다. 그의 나이 45세 때였다.

조창걸 창업주가 그를 눈여겨보다 파격 발탁한 것이다. 최 회장은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판다’는 한샘의 경영방향을 제시하고 성장전략을 짜는 데 주력했다. CEO에 오른 지 3년 만인 1999년에는 한샘은 본사와 공장, 수백 개의 유통채널과 수천여 명의 시공요원을 전산으로 통합 관리하는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당시 경쟁업체들은 불가능하다며 시도조차 해보지 않던 ‘3일 납기-1일 시공’ 실험에 성공했다. 탄력을 받은 한샘은 이후 대형매장 확대와 전국적인 유통망, 브랜드 인지도 제고, 영업력을 발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성장세가 얼마나 가팔랐는지 “한샘이 용의 등에 올라탔다”는 얘기도 회자됐다.



한샘의 최전성기는 2010년 들어서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샘은 연평균 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3년에 매출 1조원을 기록하더니 4년 만인 2017년에는 2배인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최 회장의 경영에도 굴곡은 있었다. 2014년 연매출 50조원의 글로벌 가구 공룡인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위기를 겪었다. 2017년에는 사내 성추문 사건에 휘말려 여론의 융단폭격과 함께 회사 이미지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으로 중국 사업이 부진에 빠졌다.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은 용퇴를 결정한 것이다. 최 회장은 올 2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테리어 사업인 ‘리하우스’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전략은 앞으로 강승수 부회장과 이영식 사장 투톱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께 강 부회장은 회장으로, 이 사장은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할 예정이다.

한샘은 조 창업주 일가의 오너 경영 대신 최양하·강승수·이영식 CEO의 ‘삼각 경영’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용퇴로 경영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창업주는 199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2015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학술연구 공인재단인 여시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샘은 국내 가구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지만 강 부회장과 이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중국 사업의 부진을 어떻게 만회할지가 최우선 과제다. 올해 들어 증권가에서 ‘어닝쇼크’로 평가할 만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비용 절감이 해결책으로 부각될 수 있지만 한샘은 그동안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단행한 적이 없어 어떤 묘책을 낼지 주목된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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