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도 제주에는 돌·바람·여자만 많은 게 아니라 볼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기간 중 서울에서도 볼 수 없는 귀한 전시가 제주에서 열려 골프대회를 참관한 갤러리들을 부르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프렌치 모던:모네에서 마티스까지, 1850~1950’ 전시를 최근 개막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이 소장한 모더니즘의 대표작가 45명의 회화와 조각작품 60여점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자리다.
인상주의 대표화가 클로드 모네의 ‘밀물’은 화가가 지난 1882년 노르망디를 방문했을 당시 해안에 방치된 세관 건물을 그린 풍경화다. 거친 해안선에 자리한 오두막집의 극적인 배치를 제주에서 만나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알프레드 시슬레의 ‘모레의 홍수’는 청명한 가을날 목격한 홍수에 잠긴 강둑을 보여준다. 폴 세잔은 삼각형·사각형 등의 기하학적 형태로 ‘가르단 마을’의 교회탑과 건축물을 표현했다.
부드러운 인물묘사로 잘 알려진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파란 컵이 있는 정물’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녹청색 도자기 컵과 받침, 복숭아와 무화과가 배열된 식탁 위 정물인데 회색과 보라색으로 표현된 식탁보와 주름 등 색채 실험이 독특하다. 앙리 마티스의 ‘꽃’은 눈부신 색채로 공간과 꽃이 한데 어우러진 듯한 느낌을 준다.
‘농부의 화가’로 불리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양떼를 치는 남자’는 자연을 가로지르는 목동의 이미지가 종교적 분위기까지 풍긴다. 오귀스트 로댕은 1891년 파리 문학인협회로부터 오노레 드 발자크의 기념비를 의뢰받았는데 당시 작업했던 작품 중 하나가 제주에까지 날아와 전시 중이다. 마르크 샤갈의 ‘음악가’, 에드가 드가의 ‘몸을 닦는 여성’ 등 교과서에서 보던 이름값 높은 거장들도 두루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진품 명화 외에도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모네·세잔·고흐·고갱 등의 작품을 스마트 TV·가상현실(VR)·미디어아트 등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최정주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근현대 미술사를 관통하는 ‘위대한 시대정신과 예술의 영향력’이 보여주는 큰 의미를 돌아보는 기회”라며 “현대미술사의 맥락을 꿰뚫어보는 안목을 드높일 수 있는 전시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사진제공=제주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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