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약세로 올 4·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의 10월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4.42% 하락해 개당(DDR4 8Gb 기준) 2.81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이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6년 6월 이후 최저치다.
D램 가격은 올 들어 7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해 59.4%나 떨어졌다가 8~9월 두 달간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4·4분기 첫 달부터 큰 폭으로 하락해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용과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수요 회복 신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말까지 12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점도 약세를 예상하는 이유다. 여기에 이날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1·4분기 아마존에 공급하는 1세대 10나노미터(1x ㎚) D램 불량 문제가 3·4분기에 다시 불거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가격 협상에 불리한 요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D램 가격 하락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SB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128Gb MLC 기준)도 개당 4.31달러로 전달에 비해 4.87% 올랐다. 낸드는 그간 재고가 많이 소진된데다 4·4분기 성수기 도래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 1·4분기에는 계절적 수요부진으로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시바·마이크론 등이 대규모 생산설비 확충을 추진하고 있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