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유경피에스지(PSG)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마트 4개 점포를 인수한다. 국내 최대 부동산개발사 엠디엠(MDM)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롯데쇼핑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다. 유통업계가 대형마트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는 것과 달리 롯데쇼핑은 오히려 부동산 자산을 인수, 리츠 사업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마트 4개 점포(용인 수지, 서울 도봉, 부산 사상, 전북 익산)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5년 유경PSG는 NH투자증권 등과 함께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롯데마트 4곳을 약 4,3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우선매수권을 보장받았다.
유경PSG와 매각주관사인 CBRE·에비슨영코리아는 올해 여름부터 4개 점포 매각을 진행했다. 9월 초에는 10여개 후보 중 가장 높은 금액인 5,500억원을 써낸 엠디엠을 우협으로 선정했다. 엠디엠은 미래 사업지를 사전에 확보, 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수지점에만 2,500억원을 써내는 등 업계 예상보다 15%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우선매수권 행사로 입맛만 다시게 됐다. 롯데쇼핑은 엠디엠이 써낸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했다.
롯데쇼핑의 행보는 최근 유통업체들이 보유 점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특히 롯데그룹이 5대 그룹 중 최초로 외환·유동성 위기에 대비하는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최근 상장한 롯데리츠(330590)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고 과감하게 베팅한 것이라고 본다. 롯데리츠는 백화점 4곳과 마트 4곳, 아웃렛 2곳 등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구성됐고 지난달 30일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총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리츠는 향후 롯데쇼핑이나 그룹 내 호텔·물류 등의 부동산 자산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리츠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롯데쇼핑 측이 매장 등을 더 높은 가치에 유동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리츠 등 향후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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