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의 공모가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 많은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하단 이상의 가격을 써낸 곳이 많았지만 한화 측은 최근 주식시장의 어려운 상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해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재무적투자자(FI)로 한화시스템에 투자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3,026억원을 회수한다.
한화시스템은 1일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1만2,25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719곳이 참여, 단순 경쟁률 23.61대 1을 기록했다.
밴드상단 초과를 써낸 기관이 26곳, 밴드 상위75% 초과~100% 이하를 써낸 곳이 149곳 등으로 한화시스템에 대한 높은 평가도 나왔지만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밴드하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가를 높게 책정할 경우 상장 이후 주가방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은 구축함 전투지휘체계,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군사장비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업으로 회사다. 지난해 네트워크 구축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화에스앤씨를 흡수합병하며 IPO를 준비해왔다. 매출액은 연결기준 1조1,289억원(2018년)으로 전년에 비해 31%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448억원이다. IPO 후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차남)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삼남) 전 한화건설 팀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율 13.41%로 2대주주로 올라선다.
한편 이번 IPO로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3,026억원을 회수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 한화에스앤씨 펀드에 투자했고 한화시스템이 한화에스앤씨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 32.61% 상당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공모에 구주 2,469만8,159주를 내놓아 상장 후 지분율은 7.79%까지 낮아진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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