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 매각대금 1조4,000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일 아람코로부터 거래 진행을 위해 필요한 해외 관계 당국의 기업결합 인허가가 완료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매각대금은 오는 12월 중순에 납입될 예정이다.
거래가 완료되면서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율은 74.1%로 낮아진다. 아람코는 향후 5년 내에 추가로 현대오일뱅크 주식 2.9%를 살 수 있는 주식매입청구권(콜옵션)을 갖고 있어 최대 지분 19.9%를 확보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는 4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중국·독일·파키스탄·브라질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려왔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업계 최고 고도화율(40.6%)과 업계 1위 수익성 등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아람코는 지분 매입을 통해 앞으로 현대오일뱅크 경영에 본격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5명이던 이사 정원을 6명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추가되는 이사의 선임권은 아람코가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우리나라 정유 4사 중 GS칼텍스를 제외한 3사와 직간접 인연을 맺고 있다. 아람코는 국내 3위 정유사인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힘을 더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 불황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면서 2016년부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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