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최대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SKC코오롱PI(178920)의 인수전이 국내 사모펀드(PEF) 간 2파전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4일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SKC코오롱PI의 본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는 끝내 불참했다.
SKC코오롱PI는 지난 2014년 코스닥에 상장한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합작사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폴리이미드(PI) 제품을 생산한다. 전 세계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1위 업체다. 매각 대상은 SKC(27.03%)와 코오롱인더스트리(27.03%)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4.06%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2,455억원에 불과한 SKC코오롱PI의 예상 매각가격은 최대 7,000억원 수준이다. 덩치 대비 몸값이 비싼 것은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 상장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한때 주가가 5만5,000원선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나빠지면서 매각 초기에는 주가가 2만7,000원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실적이 오름세로 돌아섰고 주가도 3만4,000원대를 회복했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MBK파트너스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비싼 몸값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추정한 예상 매각가(3,200~4,30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가량 비싸다.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간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초 3조8,000억원(공동투자펀드 6,000억원 포함) 규모의 제4호 블라인드 펀드를 출범한 바 있다. 5,2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들고 있는 글랜우드PE도 여기에 더해 공동투자 펀드 등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했다.
본입찰의 승자인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이번주께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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