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통계청이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기준 최근 1년 새 사업을 시작한 새내기 자영업자 중 86.5%가 준비기간이 1년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준비기간이 1~3개월도 안 되는 자영업자가 52.3%로 절반을 넘었다. 1년 이상 준비했다는 자영업자는 전체의 13.5%에 그쳤다.
초기 사업자금도 1억원을 채 안 들였다는 자영업자가 90.7%로 10명 중 9명 꼴이었다. 이는 1년 전 86.7%보다 4%포인트 크게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불황형 ‘소규모 창업’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2,000만~5,000만원 미만이 26%였고, 5,000만~1억원 미만이 20.7%를 차지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9%포인트, 4.5%포인트씩 늘었다. 반면 1억원 이상 들였다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3.4%에서 9.2%로 줄었다.
창업 자금이 줄고 준비 기간은 단축됐지만, 경기 불황으로 녹록지 않은 자영업의 현실도 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8월 기준 56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 줄었다. 특히 월급을 줘야 하는 직원들 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53만5,000명으로 1년 만에 11만6,000명 급감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29만6,000명 감소) 이후 최대 폭이다. 서현우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경기 불황으로 장사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7,000명 증가했다. 자영업자에 무급 가족종사자를 더한 전체 비임금근로자는 679만9,000명으로 같은 기간 6만2,000명 줄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현재 일을 계속 하겠다는 근로자는 89.2%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소폭 줄었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근로자가 지난해 90.6%에서 올해 88.3%로 2.3%포인트 줄어든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9.6%에서 89.1%로 0.5%포인트 소폭 줄었다.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의 경영 고충이 그렇지 않은 자영업자보다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을 그만두려는 자영업자 중 그 이유를 ‘전망이 없거나 사업 부진’으로 꼽은 자영업자 비중이 지난해 47.1%에서 52.5%로 5.4%나 늘었다.
비경제활동 인구 1,633만명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17만3,000명으로 지난해 182만4,000명보다 34만9,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 60대 이상 쉬었음 인구 비중이 41.3%에서 39.2%로 줄어든 반면 20대는 15.7%에서 16.1%로 늘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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