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금융 시장에서 선순위 담보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우선 자본구조상 선순위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 몇 년간 디폴트율은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신용사이클이 종료된다면 디폴트율 상승은 피할 수 없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자본 구조상 우선순위가 차지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선순위 담보채권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 시니어 론과 함께 자본구조에서 가장 선순위에 위치한다. 기업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발행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파산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이때 부채 상환을 위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은 매각된다. 부채는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상환되는데 선순위 채권이 후순위 채권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된다. 무담보채와 비교해 담보채권은 일정한 형태의 자산, 즉 담보물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상환 우선순위가 가장 높다. 부동산 및 장비·차량·소프트웨어 또는 저작권과 같은 무형자산 등 다양한 자산이 담보물이 될 수 있으며 미상환된 선순위 담보채권 변제에 이용될 수 있다.
높은 회수율 역시 매력적이다. 선순위 담보채권은 실물자산이 담보로 설정돼 있어 디폴트 발생 시 전통적인 무담보 하이일드 채권보다 상환되는 채무의 비중, 즉 회수율이 더 높다. 일반적으로 선순위 담보채권은 부채 및 자기자본 쿠션을 감안하면 담보 가치가 발행 가격의 두 배 정도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선순위 담보채권의 전체 하이일드 채권시장 대비 회수율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 1987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디폴트에 빠진 선순위 담보채권의 평균 회수율은 62.1%다. 회수율은 담보자산의 성격, 관련 시장 상황, 자산 회수와 관련된 법률적 및 실질적 절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담보 채권자가 언제나 채무 재조정 협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으며 채무 재조정 과정에서 우선적인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관련기사
선순위 담보채권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광범위한 투자 기회와 역사적으로 낮은 타 자산군과의 상관관계에 따른 분산투자 효과다. 선순위 담보 하이일드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대출 축소로 대출, 무담보 채권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이 제한되면서 기업 자금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선순위 담보채권 시장의 규모는 3,150억달러를 넘어섰다.
선순위 담보채권은 지난 15년간 연평균 약 7.0%의 매력적인 수익률을 시현해왔다. 주목할 점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국채위기, 테이퍼 탠트럼, 원자재 사이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다양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와 같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전반적인 시장 부진 상황에서 약간의 스프레드를 포기하고 단기 변동성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 투자자라면 선순위 담보채권 투자를 통해 원금 보존 가능성을 높이면서 여전히 매력적인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