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탓에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딜라이브(옛 C&M)가 결국 연예기획 자회사인 큐브엔터(182360)테인먼트 매각에 착수했다. 방탄소년단(BTS) 화장품으로 유명한 브이티지엠피(018290)와 카카오엠, 중국계 엔터 기업 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유선방송투자(주) 채권단은 피투자기업인 딜라이브와 그 자회사 아이에치큐(iHQ) 통해 거느리고 있는 연예기획사 큐브엔터의 매각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매각 주관사는 EY한영이 맡았으며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딜라이브는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오퍼튜니티펀드가 2007년 손잡아 세운 국민유선방송투자가 지분 94.87%를 보유하고 있는 유선방송사업자다. 자회사인 iHQ(지분 45.48%)를 통해 큐브엔터의 지분 30.6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6년 만기가 돌아온 차입금을 갚지 못했고, 채권단이 상환일을 늦춰주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KT와 매각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결국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놓고 국회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협상도 기약없이 멈춰있다.
큐브엔터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큐브엔터는 유명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서 갈라져 나와 월드스타 비를 비롯해 포미닛, 비스트, 현아 등의 유명가수가 거쳐나갔던 곳이다. 현재는 아이돌그룹 비투비가 큐브엔터 소속이다. 전 세계 음반시장을 지배하는 유니버설뮤직이 최대주주였던 적도 있지만 2013년부터 iHQ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2015년 iHQ를 인수한 딜라이브의 손자회사가 된다. 같은 해인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내분을 겪으면서 내리막을 탔고 모회사의 경영난과 겹치면서 매각이 추진돼왔다.
다행히 최근 들어선 경영실적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가량 뒷걸음질하면서 영업손실도 57억원이나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25%가량 늘어난 244억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반전시켰다. 지난해엔 매출액을 345억원까지 키웠다. 영업이익도 19억원으로 과거 중흥기로 평가받던 2010년대 중반의 실적에 가까워졌다.
이번 큐브엔터 매각에는 다음카카오 계열의 종합콘텐츠회사인 카카오엠을 비롯해 중국 자본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멜론을 인수하면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을 거느리게 됐고, 지난해부터 BH엔터테인먼트 등을 연예기획사를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또 BTS 향수로 유명한 브이티코스메틱의 모회사인 브이티지엠피 등도 인수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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