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출원한 가상ㆍ증강현실 기술 관련 특허 수가 구글과 애플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평가받는다.
11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가상ㆍ증강현실 특허 6만8,000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에서 가상·증강현실 특허 최다 출원인은 마이크로소프트(MS)로 나타났다. MS는 출원 건수가 1,581건으로 전체 비중의 13.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111건(9.5%)으로 2위였다. 구글은 3위(1,012건), 애플은 10위(349건)이다. LG전자는 397건으로 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특허청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824건(25.6%)으로 1위였다. 2위인 LG전자(465건)와는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미국에서 1위였던 MS는 4위(147건)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가상·증강현실을 ‘10대 미래 핵심전략 기술’로 지정했다. 페이스북, 구글, MS 등 민간기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현실 체험시설 중심으로 이 시장이 형성됐고 정부 지원정책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상·증강현실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특허 출원 속도가 빠르다고 분석됐다. 한국 출원인의 출원 건수는 연평균 30.4% 증가했다.
임소진 창출·활용연구실장은 “가상ㆍ증강현실 기술은 게임, 의료, 교육 등 여러 산업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허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임 실장은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ㆍ벤처기업, 콘텐츠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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