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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모빌리티 시대…철 대체할 新소재 찾자"

사내 인트라넷서 '위기의식' 강조

"자율주행 정착땐 철 사용 줄어

비즈니스 환경변화 적극 대응해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40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연차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곧 도래할 혁명적인 모빌리티(이동수단), 소재, 에너지 환경변화에 치밀하게 대응해나가야 합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11일 사내 인트라넷인 ‘포스코투데이’에 올린 글의 일부분이다. 최 회장은 5~7일 열린 그룹 임원 워크숍 ‘포스코포럼’에서 외부 강연을 듣고 느낀 점을 인트라넷에 공유하며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포스코의 본업인 철강 사업을 송두리째 뒤흔들 전방산업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모빌리티 혁명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구조변화, 배터리의 미래, 미래 수소에너지 혁명, 전기자동차 시대의 경량화 기술 등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거의 혁명적인 수준의 미래가 곧 도래할 것”이라며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이 섬뜩할 정도로 변화할 것이라는 데 두려움마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임원들끼리만 토론하다가 외부 전문가의 진단을 받으니 그 깊이에 놀랐으며 우리가 좀 더 외부와 소통하고 연구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했다.

최 회장은 특히 포스코의 핵심 먹을거리인 자동차 강판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강연에서 완전한 자율주행시대에는 자동차 간 충돌이 없는 만큼 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면서 “최 회장이 철을 대체할 신소재가 무엇인지, 자동차 강판 사업을 언제쯤부터 줄여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런 변화에 대한 해법이 ‘프리미엄 비중 확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들의) 결론까지 듣고 보니 결국 우리는 월드톱프리미엄(WTP) 제품 전략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요가 감소하는 업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WTP로 수익성 확보에 나선 것이 옳은 방향이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미래 에너지 생태계와 관련해서는 액화천연가스(LNG)가 포스코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공감했다. 최 회장은 “LNG 사업의 경우 포스코 에너지와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역할분담을 잘해 전체 사업을 잘 꾸려왔다”며 “내부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고 결론 낸 만큼 인재 육성에도 신경 써야겠다”고 설명했다. 쇳물을 생산하는 과정에 고온의 열이 필요한 포스코와 인천에서 LNG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에너지는 그동안 각각 별도로 LNG를 수입해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이를 상사 회사인 포스코 인터내셔널로 일원화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의 신성장 동력에 산학연협력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산학연협력실은 지난해 신설된 조직으로 벤처기업 육성과 지역 상생과 청년실업 해소를 담당하고 있다. 최 회장은 “산학협력실이 포항벤처를 맡아 테스트베드를 운영 중”이라며 “관련 석박사를 키우려는 목적도 있지만 도메인 지식을 가진 우리 직원을 전문가로 육성시키는 데 많은 힘을 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앞으로 조직 구성원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각 계열사 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올해 100회 이상 하기로 했다는 점에 자극을 받았다”면서 “(나도) 그만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기업시민’이라는 포스코 경영 이념 실천에 대한 당부도 했다. 최 회장은 “이전까지 경영이념이 슬로건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기업시민 실천을 체계화하고 문화화해야 한다”며 “규산질 슬래그(철강 부산물)로 만든 비료 등 친환경 활동을 홍보하고 교육하는 데도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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