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 새 주자들이 잇따라 합류하며 막판 대혼전이 예상된다.
지난 8일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후보 등록을 마친 데 이어 14일에는 더발 패트릭(63) 전 매사추세츠주지사가 경선 참여를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패트릭은 미 역사상 선거로 선출된 두 번째 흑인 주지사다. 어린 시절 가난을 딛고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패트릭은 여러 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오버랩된다. 현재 유력주자 중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제대로 확보한 이가 없다는 것이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대선 포기를 밝혔던 패트릭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변수가 많은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혼란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 대선은 내년 2월 아이오와 등 4개 주에서 치러지는 조기경선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현재 20명에 육박하는 후보자 중 독주하는 주자 없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강 1중’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후보 가능성도 아직은 열려 있다. 12일 클린턴 전 장관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불출마 입장이 확고하냐’는 질문에 “절대 안 하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하겠다(Never, never, never say never)”는 미묘한 답변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아이오와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온건한 대안(moderate alternatives)’으로 부상한 피트 부티지지(37)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이 깜짝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몬머스대가 내년 2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참가 대상 민주당원 45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부티지지는 지지율 2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바이든 전 부통령(19%), 워런 상원의원(18%), 샌더스 상원의원(13%) 순으로 나타났다.
부티지지는 당내 최연소 경선주자이자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주목받고 있으며 토론 실력도 뛰어나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하버드대 졸업 후 로즈 장학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했으며 해군 예비역 정보장교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복무한 경력도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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