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는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 등에 따라 곧 바닥을 찍고 내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 펀드 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는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국내 기업들의 높은 중국향 수출 의존도로 중국 경제의 부침에 따라 국내 경제는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중국펀드는 총 설정액이 6조7,000억대에 달할 정도로 중국은 간접적으로도 국내 시장에도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내년 중국 경기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올해 연초 이후 27%의 수익률로 고공행진 중인 중국 펀드가 내년에도 고수익을 기록할 것인지 주목된다.
제시 구오 중국 초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KB자산운용이 개최한 ‘패러다임 변화 속 중국의 미래’ 포럼에서 중국 경기를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가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 등에 힘입어 내년 2·4분기 또는 3·4분기 안정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다. 구오 센터장은 “내년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은 좋다고 볼 수 없지만, 각국 통화·재정 정책이 지원해줄 것”이라면서 “내년 중국 경제가 침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오 센터장이 제시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수치는 6.1%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기관들이 5%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는 것보다 긍정적인 전망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이 완화돼야 연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한 달러 약세가 전망되는 상황은 신흥국의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내수가 탄탄하다는 점도 구오 센터장이 중국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다. 구오 센터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에 심각하게 의존한다는 말이 있지만 지난 5~7년간 중국의 전체 GDP 중에서 55%는 내수 성장에 기반한 것이며 수출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구오 센터장은 특히 “내년 중국 증시는 최근 3년 평균보다 낮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2.1배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이를 적용한 예상 상승률은 MSCI 중국 지수 기준 12.9%”라고 말했다.
물론 우려할 변수 역시 적지 않다. 전문가들이 뽑은 가장 큰 변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 여부다. 리흐엉 덩 하베스트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더는 부동산을 성장동력으로 쓰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에 관련 규제 완화, 금리 인하 등의 가능성이 크지 않아 부동산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높은 부채율이 중국 경제 성장에 부담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오 센터장은 “중국의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가계 부채를 모두 합하면 260% 수준으로 앞으로 중국 경제 성장에 있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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