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17일 세계 자동차 판매실적과 산업 정책 동향을 담은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 들어 3·4분기까지 해외 주요시장의 승용차 판매가 전년대비 5.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감소 폭도 올 2·4분기 4.9%에서 3·4분기 5.5%로 0.6%포인트 확대됐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이 지역에서는 경기둔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11.5%, 16.4% 줄어 두 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했다. 기타 신흥시장인 멕시코는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러시아는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각각 7.4%, 2.0% 감소했다.
반면 선진시장은 비교적 하락 폭이 적었다. 미국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에 그쳤다. EU도 전기동력차의 판매증가로 1.6% 감소해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한편 현대·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선진 시장에서의 호조로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도 작년 7.4%에서 올해 7.7%로 0.3%포인트 올랐다. EU시장에서는 소형 세단과 SUV 기반 전기차의 선전으로 세계 브랜드 중 유일하게 증가(0.7%)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전년 6.6%에서 올해 6.8%로 늘렸다.
이 밖에 세계 최대시장 중국에서 선전한 유럽과 일본계는 평균보다 양호한 감소율을 기록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미국계·중국계 브랜드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세계 시장에서 유럽계 브랜드 판매는 1.8%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중국에서의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확대로 전년 31.4%에서 올해 32.6%로 상승했다. 일본계 브랜드 판매는 3.8% 감소했지만 세계시장 점유율은 중국 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확대로 작년 25.2%에서 올해 25.7%로 올랐다.
올 들어 글로벌 시장서 5.0% 판매가 감소한 미국계 브랜드의 같은 기간 점유율은 19.2%에서 19.3%로 큰 변화가 없었다. 판매가 내수 시장에 집중된 중국계 브랜드는 자국 판매가 19.5% 감소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14.7%에서 12.5%로 큰 폭 하락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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