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관세를 피해 한국시장에 진출을 추진 중인 중국 밍타이알루미늄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다시 부딪혔다. 광양시 경제자유구역내 세풍산업단지 인근 주민들과는 어렵게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순천과 세풍 지역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순천해룡면 신성·산두마을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졸속으로 합의한 광양 알루미늄 공장 4자간 합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산두마을은 광양 알루미늄 공장에서 250m, 신성마을은 6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유해물질이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알루미늄 공장의 영향을 가장 가깝게 받는 마을을 배제하고 주민과 합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광양 알루미늄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중국 밍타이 그룹에 항의서한을 보내는 한편, 김영록 전남지사와 면담을 추진해 4자 합의의 부당성을 알리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광양 알루미늄 공장은 건축 허가를 받고 1년여만에 주민 대표와 합의를 이뤘지만, 다시 주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잇따르자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2위 알루미늄 업체인 밍타이 그룹은 광양시 세풍산단 8만2,627㎡ 부지에 1,000억원을 투입해 알루미늄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건축 허가를 받았다. 알루미늄 판재와 포일(foil)을 생산하고 남은 조각과 알루미늄 ‘괴’를 녹여서 알루미늄 덩어리인 슬라브를 만들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일 광양경제자유구역청은 광양시와 광양 알루미늄, 세풍 주민대표와 함께 공장 건립찬성에 합의했다.
한편 밍타이그룹의 한국내 공장 설립에 대해 비철금속업계에서는 국내업체 생산품목과 중복돼 기존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 고율의 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중국 알루미늄업체들이 한국을 우회수출 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가격질서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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