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19일 권오갑(사진)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인사내용 35면
이날 회장으로 선임된 권 회장은 지난 1978년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로 입사해 런던지사, 학교재단 사무국장,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서울사무소장을 거쳐 2010년 현대오일뱅크 초대 사장을 지냈다. 2014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및 그룹 기획실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맡아왔다.
권 회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과감한 신규투자와 조직문화 혁신, 전 직원을 직접 만나는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영업이익 1,300억원대의 회사를 1조원대 규모로 성장시키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2014년에는 경영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의 대표이사를 맡은 후 성과 위주 연봉제 도입과 임원 30% 감축,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해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희망퇴직 등을 통해 약 3,000명을 감원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현대로보틱스·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비(非)조선 사업을 분할해 독자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권 회장의 역할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더욱 커졌다. 2017년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오일뱅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전환을 성공적으로 주도하며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 회장은 세계1위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판단해 경기도 판교에 그룹의 미래 기술경쟁력을 책임질 GRC(Global R&D Center) 설립을 추진했고 올해 초에는 산업은행과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논의를 진두지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그룹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권 회장이 그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는 김형관 전무, 남상훈 전무, 주원호 전무, 서유성 전무, 권오식 전무 등 다섯 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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