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인 종합 경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디플레이션 가능성 점검과 분석’ 자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달째 0%대에 머물고 있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경연은 “1965년부터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 9월(-0.4%)이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최저치로 올해 1∼9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0.4%)도 OECD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종합 물가수준을 의미하는 ‘GDP 디플레이터’도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국내총생산)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이다. 한경연은 이와 관련해 “GDP 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라며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OECD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GDP 갭률’이 2013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그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GDP 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잠재 GDP로 나눈 비율이다. 플러스 값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마이너스 값이면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경연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 양상이 깊어지고 있어 선제적으로 종합 경기 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한경연은 기업의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소득 공제 확대,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개별소비세 인하,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노동규제 등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디플레이션 대책으로 투자와 소비 관련 세제 인센티브 확대 및 한시적 감세, 경직적 규제의 개혁 등 경제주체의 심리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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