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위원장은 20일 서울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자영업자 금융지원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공모신탁은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며 “신탁은 사실상 사모라고 하는데, 신탁을 공모와 사모로 분리만 할 수 있다면 공모신탁을 장려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상품이든 공모는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의 발언은 판매가 금지된 신탁 중 공모는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은 개인투자자 유치를 기반으로 한 신탁이 사모상품으로 규정되면서 규제 대상에 들어가자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에 제동이 걸려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은행에서 신탁 형태로 판매된 원금 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규모는 지난 6월 현재 42조여원인데 이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판매금액의 통상 1%를 수수료로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4,000억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도 날아갈 수 있었다. 은행권은 신탁 잔액 중 90% 이상이 공모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된 ‘공모신탁’으로 보고 있다. 최소 38조여원의 은행 신탁 시장이 그대로 유지돼 은행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은 위원장은 “해외 주요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 은행장은 물론 금융지주 회장도 만나려 한다”며 “금융위 실무진도 은행과 만나 이번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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