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은 최근 머신러닝이 탑재된 자사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을 통해 고지의무 위반 사례를 적발해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2018년 6월 ABL생명의 실손건강보험에 가입한 고객 A씨가 가입한 지 1년여 만에 척추와 경추 부위에 물리치료를 집중적으로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인공지능(AI) 예측시스템에서 A씨를 상위 3% 초고도 위험군으로 분류한 것이다. 지급심사팀에서 A씨의 과거 치료 이력을 조사한 결과 A씨는 척추디스크를 오랜 기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BL생명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A씨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고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ABL생명은 25일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업무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1년여간의 개발 끝에 탄생한 보험사기 예측시스템은 AI 기술 중에서도 머신러닝 기법을 탑재, 계약자별로 계약 이후 사고 경과기간, 납입횟수, 청구금액, 특약가입비율, 부담보계약 여부 등 보험사기와 관련 있는 800여개 변수를 실시간으로 점검한다.
ABL생명은 예측시스템 도입으로 보험사기 예방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파일럿 테스트 기간을 거친 결과 AI를 활용했을 때 심사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한 경우보다 1.8배 높은 보험사기 예측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BL생명은 예측시스템을 보험금 청구 건수가 많고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실손보험금에 한해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향후 모든 사고보험금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예측 결과 위험도가 높은 보험금 청구 건은 심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전달되고 심사자가 지급 여부를 판단하도록 보조한다.
왕루이 ABL생명 CIO&CDO실 부사장은 “이번 AI 도입으로 보험금 심사 업무 효율이 증가하고 조사 정확도가 높아져 보험사기로 인해 선의의 고객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AI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중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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