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의 손자회사인 FSK L&S가 그룹을 등에 업고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년 전보다 2,309배 폭증했다. 올해도 SK이노베이션(096770), SK하이닉스(000660) 등 핵심 관계사와의 거래를 기반으로 한 성장 흐름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FSK L&S의 매출액은 872억원으로 1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매출이 3,776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올해 실적 역시 증가 폭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FSK L&S는 2016년 10월 SK㈜와 대만 폭스콘 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저스다(JUSDA)가 60대40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FSK L&S는 케롤이라는 통합물류 플랫폼을 개발해 상품 출하에서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관찰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은 정보기술(IT)와의 시너지를 위해 SK㈜로부터 FSK L&S 지분 60%를 180억원에 인수했다.
FSK L&S는 계열사 일감을 축으로 해서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의 87%는 계열사에서 나왔을 정도다. 거래가 가장 많았던 특수관계자는 SK하이닉스 세미콘덕터 중국과 충칭 법인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20억원을 두 곳에서 벌어들였다. SK케미칼, SK종합화학, 11번가 등의 매출도 많다. 매출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초창기 계열사 일감에 힘입어 사세를 확장한 삼성SDS, LG 계열 판토스, 현대글로비스와 유사한 구조다.
FSK L&S는 올해도 굵직한 계열사를 상대로 수주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중국 물류 사업 컨설팅을 맡길 회사를 물색하고 있는데, 업계는 FSK L&S를 유력 후보로 점찍고 있다. 지난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컨설팅 역시 FSK L&S로 선정됐다. SK이노베이션 차세대 동력인 전기차 배터리는 유럽의 내연기관차 규제정책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 중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을 둘러싼 항공사 M&A설이 물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SK는 화물전문 항공사를 포함해 여러 국내외 항공사 딜을 심도 있게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입지가 두터운 폭스콘과의 관계 강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도 보인다”며 “최근 물류업계에서 FSK L&S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김기정기자 about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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