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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수주, 내년에도 '꽁꽁'

저유가에 발주 뚝…조선3사, 상선사업 확대나서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이 바다에서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가뭄’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저유가 기조로 연이어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유휴인력을 선박건조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등 해양플랜트 비중을 축소하며 일감 절벽에 대응하고 있다.

27일 조선 업계 등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0년 해양플랜트 발주 규모가 부진했던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됐다. 올해 조선 3사 중에서는 삼성중공업만이 유일하게 1건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산 셰일오일 개발 붐을 타고 국제유가가 쉽사리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사업 부문은 조선 업체들의 불확실성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업계는 시추선인 드릴십 발주가 몇 년째 끊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건조를 마친 선박들도 계약 파기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릴십 발주가 몇 년간 끊겼다는 것은 새로운 개발사업이 없다는 뜻”이라며 “올해 일부 발주된 설비들은 개발과 시추를 마친 프로젝트에 필요한 생산설비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000년대 후반 고유가 덕분에 잇따라 해양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며 재미를 봤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유가가 급락하면서 해양플랜트로 십수조원의 적자를 본 한국 조선은 지금까지도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부진도 계속되는 저유가 기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70달러 이상은 돼야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발주에 확신을 가질 만한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업체들은 일감이 없어 생긴 유휴인력들을 상선건조 쪽으로 재배치하며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하반기(8~9월)부터 생산직 600여명을 대상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상선건조로 직무를 바꾸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새로운 수주물량이 없으면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야드(작업장)는 내년 상반기부터 텅텅 비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8월부터 상선건조물량을 해양플랜트 야드로 옮겨와 유휴인력 발생을 막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설비 이후 4년간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겼다가 지난해 10월 멕시코 원유 개발사업에 쓰일 원유 생산설비를 따냈다. 현대중공업은 앞서 유휴인력 2,000여명이 발생해 희망퇴직·유급휴직 등을 시행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3년까지 일감을 확보해 경쟁업체들보다 나은 처지다. 4월 인도 릴라이언스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및 하역설비(FPSO)를 포함해 4척의 일감이 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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