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사모펀드(PEF)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IMM프라이빗에쿼티가 4호 블라인드펀드의 출자 약정액을 1조9,000억원가량 모았다. 당초 목표치였던 1조8,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펀드 출범(내년 2월)까지 시간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출자자(LP) 중심으로 구성된 2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사모펀드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내년 2월 마감을 목표로 네 번째 블라인드펀드인 ‘아이엠엠로즈골드4호’의 출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자약정을 받은 금액은 1조9,000억원으로, 당초 목표액(1조8,000억원) 대비 5.6% 초과달성했다.
IMM PE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3,125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블라인드펀드란 투자기업을 정해놓지 않고 펀드를 결성한 뒤 투자에 나서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통상 과거 펀드의 운용실적이 좋은 사모펀드가 조성하는 새 펀드의 경우 규모가 커진다. IMM PE가 2012년 7,361억원, 2015년 1조640억원으로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것도 빼어난 투자실적 때문이었다.
이후 IMM PE는 2018년 4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착수했고 올 2월 1조2,245억원의 출자금을 확보한 뒤 펀드 조성을 1차 마감한 바 있다. 이미 4호 펀드를 통해 맥쿼리PE를 따돌리고 1조3,000억원에 에어퍼스트(옛 린데코리아) 경영권을 인수했고 이어 신한금융지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7,5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펀드 조성이 순항하면서 IMM PE의 4호 블라인드펀드 규모가 2조원에 다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IMM PE는 올해 태림포장그룹을 세아상역에 7,300억원가량에 매각하면서 원금 대비 3배 가까운 투자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액보다 많은 금액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등 위탁운용사(GP)를 찾는 기관투자가 등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2조원 달성도 무난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IMM PE가 국내 LP 중심으로 2조원에 가까운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경영권 인수(buy-out) 투자의 과실이 국내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통로도 더 넓어졌다. IMM PE의 주요 출자자는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 등이다. 블라인드펀드 규모가 IMM PE보다 큰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의 경우 다수의 출자자가 해외 기관투자가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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