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형 펀드의 성과가 회복하고 있다. 채권금리 급등세가 진정되자 한동안 머무르던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양상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며 펀드의 수익률 상승도 다소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7개의 국내 채권형 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0.06%(11월26일 기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수익률의 절대적 수치 자체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채권형 펀드는 올해 9월부터 1개월 구간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누적하고 있던 탓에 최근의 반등세는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회복은 국내 채권금리가 최근 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연 1.430%로 마감했는데 이는 최근 2주간 약 10bp(1bp=0.0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국고채 10년물도 이날 1.697%로 장을 끝냈는데 이 역시 지난 2주간 약 10bp 떨어졌다. 미중 무역협상이 해결의 매듭을 짓지 못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한데다 홍콩 시위사태에서 양국 간 갈등 양상이 나타나 안전자산 채권의 몸값을 높인 것이다. 또 실물 경기지표와 비교해 그간 채권금리가 과도하게 뛰었다는 평가 등이 나온 것도 채권금리를 하락으로 이끈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에도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양상이 역력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 후 추가 완화를 결정하겠다고 한 만큼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는 채권금리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 팀장은 “특히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라면서 “당분간 소폭 하락을 동반한 일종의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몇 명의 소수의견이 나올지는 단기간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예상보다 많을 경우 채권금리의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동결되거나 1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시장 예상에 부합하기 때문에 채권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2명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채권시장은 내년 1·4분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강하게 반영하면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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