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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글로벌 기준과 다른 이중규제가 기업 발목"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백서 발간

"외국기업 차별대우 받지 않아야"

규제해소 180건 韓정부에 건의

디미트리스 실라키스(앞줄 가운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백서 2019’ 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이중규제가 한국의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2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 정부에 대한 건의내용을 담은 ‘ECCK 백서 2019’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백서에는 총 180여건의 건의가 담겨 지난해 123건에 비해 50% 가까이 늘었다. 유럽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의 독특한 규제가 외국 기업들은 물론 한국 기업의 성장기회마저 놓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ECCK의 백서에는 자동차·헬스케어·화학·식품 등 총 20개 산업별 분야의 규제 관련 이슈 및 한국 정부에 제시하는 건의사항이 담겼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ECCK 회장(벤츠코리아 대표)은 “지난해 백서에 담겼던 모든 제안에 대해 올 1·4분기에 한국 정부로부터 빠른 답변을 받았으며 그중 40%가량에 대해서는 수용 또는 부분 수용하겠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다”며 “올해는 회원사가 두 배 늘어난 화학·헬스케어 분야를 비롯해 지난해 건의사항이 없었던 항공·금융·인적자원 등에서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면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럽 기업 CEO들은 이날 한국의 규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스텐 퀴메 ECCK 식품위원회 위원장(네슬레코리아 대표)은 “국제적으로 분말을 천연향료로 인정하지만 한국은 액체류만 인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분말을 액체와 섞은 합성원료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값은 올라 한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규제가 산업의 역동성을 떨어뜨려 경쟁력을 잃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줄리엔 샘슨 ECCK헬스케어위원회 부위원장(GSK한국 사장)은 “기업의 혁신기술을 폭넓게 인정하는 중국은 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가 올해 11월까지 658건에 달하지만 한국은 208건으로 3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규제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산업이 성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들은 보다 좋은 약을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유럽연합대표부 대사는 이날 “360개 ECCK 회원사는 한국에서 연 매출 71조원과 5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한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2011년 한·EU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연간 교역액이 1,000억유로로 50%나 증가했다”며 “서로에게 중요한 투자 및 교역 파트너로서 한국에 진출해 있는 유럽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ECCK 초청간담회에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와 협조를 요청했다. 유 본부장은 “ECCK가 매년 백서 발간 등을 통해 한국의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을 하는 데 대해 감사하다”며 “유럽계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들의 한국 투자 촉진을 위해 ECCK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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