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구들은 아직 액화석유가스(LPG) 통을 달아 사용하는 곳이 많습니다. 겨울 철 난방비로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들었다는 분들도 종종 있지요.”(한국가스공사 관계자)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도시가스 평균 보급률은 73.1%입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10%대에 그친다고 합니다. 육지와 떨어진 삼다도(三多島)에서 불은 여전히 귀한 상황인 것이지요. 지난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가 개최한 제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준공식은 제주도민에게는 그래서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이날 준공식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 원희룡 제주도 지사 등 관계자를 비롯해 일반 제주도민까지 총 500여명이 참석해 대규모로 이뤄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제주도민의 숙원이었던 LNG 보급을 약 10년 만에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제주 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해 공사 기간 10년 동안 총 5,428억원의 사업비가 들었습니다. 제주 LNG 기지는 4.5킬로리터(㎘)급 LNG 저장탱크 2기와 80.1㎞의 주배관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수송선을 통해 기지로 LNG를 들여오면 이를 탱크 2기에 각각 나눠 저장한 뒤, 배관망을 통해 제주 내 총 3기의 LNG 발전소로 옮기게 됩니다. 이후 기존 도시가스 보급망을 통해 각 수요처로 공급 되는 구조입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4.5㎘ 탱크 하나면 제주도민(약 67만명)이 1년 동안 LNG를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NG 보급은 제주도민의 에너지 비용을 3분의 1 가량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로 제주의 각 가정은 약 36%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주도 LNG 보급 시작은 1986년 국내 LNG가 최초로 보급된 지 33년 만에 ‘전국 천연가스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제주도는 그 동안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LNG 공급이 안됐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제 첫발을 뗀 것이라는 게 가스공사 측의 설명입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보급률을 높이는 게 관건인데, 도시가스 보급률 자체가 워낙 낮고, 제주 도시가스 사업자의 규모가 영세한 상황이라 공급망이 수년 내에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3월부터 LNG 공급을 받게 되는 제주도민은 약 3만명 가량입니다. 준공식에서 원 지사도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LNG 공급은 이제 각 가정에 배관을 통해 공급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라면서 “도민의 일부만 우선 LNG의 혜택을 받게 되겠지만 꾸준히 노력해 조속한 시일 안에 100% 공급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주=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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