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식품 기업들이 김치 유통기한을 3배로 늘리는 포장재를 개발하고, 쌀 발효물을 활용해 요리에 맛과 향을 더하는 조미소재를 만드는 등의 연구·개발(R&D) 성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성식품은 김치의 유통기한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해주는 기능성 김치 포장 기술과 김치 종균 가격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는 ‘김치 스타터(starter)’ 기술을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통해 개발, ‘2019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천연 항균소재를 활용해 김치에서 생성되는 산(酸) 물질과 가스를 억제하는 기술을 포장에 접목했다. 연구를 이끈 차성관 한성식품 부설 연구소 팀장은 “친환경 살균 소독수인 ‘미산성 차아염소산수’를 활용해 김치의 초기 균 수를 제어하는 기존 개발 기술과 융합했다”며 “이에 따라 제조 이후 3개월 동안 김치의 산도를 1% 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김치를 유럽이나 중동 등 장거리 수출하는 데 크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성식품은 이미 지난해만 유통기한 연장 기술로 캐나다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홍콩 등으로 김치 수출국을 확대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능성 김치 포장재 기술은 김치뿐 아니라 기타 발효식품과 농수산물, 가공식품 등 다양한 식품의 포장재로 확대 응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한성식품 관계자는 “유통기한 연장 포장 기술을 활용하면 예를 들어 1,800조원 규모의 세계적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동 할랄 식품 시장 등으로 국내 식품업체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치 스타터는 현재 ㎏당 40만원으로 종균 생산업체에 부담을 안겨주던 종균 가격을 ㎏당 20만원으로 낮춰줘 김치업계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샘표식품은 국산 쌀 발효물과 양파 및 마늘, 무, 대파 등을 원료로 음식에 맛과 향을 첨가하는 100% 식물성의 천연 조미소재를 개발해 국가 연구개발 우수성과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대희 샘표식품 연구개발팀장은 “맛 첨가를 위해 그간 많이 사용돼온 당밀은 100% 수입원료이며 불순물이 많고, 당밀 특유의 색과 향을 지우기 위해 수차례 세척이 필요했다”며 “그러나 쌀 발효물은 불순물과 색 제거, 세척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돼 공정 효율화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파, 마늘, 무, 대파 등에서 추출한 향 조미소재는 채소 그대로의 향미를 그대로 지켜준다.
샘표식품은 해당 기술이 농가소득 증진과 소비자를 위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 측은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만큼 (국산 농산물의) 소비가 커질 것”이라며 “또 화학첨가물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맛과 향 품질 향상, 먹거리 안전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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