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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늘린다던 쌍용차, 실적은 낙제점

지난달 수출 1,514대 그쳐

105개월만에 최악 성적표

경쟁사 SUV강화에 내수도 밀려

예병태 사장, 유럽·사우디 등

판로 다변화 나섰지만 악화일로

전문가 "중진국 시장 노려야"





쌍용자동차가 지난달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후 가장 저조한 수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출 확대를 주요 경영 목표로 내세우며 올 초 취임한 예병태 쌍용차(003620) 대표가 1년도 안돼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2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514대를 기록해 쌍용차가 지난 2011년 3월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105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다.

올 11월까지 쌍용차의 수출은 2만5,097대로 이 같은 추세라면 마힌드라 인수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출 3만대 선도 지켜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유럽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해 주문 물량이 준 탓”이라며 “수출실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수출은 지난 2013년 8만1,679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 7만2,011대, 2016년 5만2,290대, 2018년 3만4,169대로 매년 줄어다. 쌍용차의 수출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수출의 30% 가량을 담당했던 러시아가 2014년 경제위기에 빠지면서 사실상 러시아 수출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요 수출국이었던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가 부활하면서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따라 현재는 쌍용차의 주요 수출국이 유럽, 사우디, 호주, 남미 등으로 재편된 상태다.



예 대표는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의 수출을 살리기 위해 영입한 ‘구원투수’다. 그는 기아차 아·중동지역본부장 및 유럽 총괄법인 대표 등에 재직하며 현지시장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 올렸고, 현대차에서는 상용차수출사업부장을 역임하기도 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예 대표도 지난 9월 유럽을 방문해 수출시장을 점검하면서 “자동차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만큼 수출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해외 경쟁력 강화 및 현지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힌드라 그룹의 기대와는 다르게 사상 최악의 수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쌍용차는 고전하고 있는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 중동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사우디 시장에 진출했다. 또 같은 달 유럽에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내놓으면서 중부 유럽지역의 우수 딜러 관계자 60여명을 평택 본사로 초청해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지난 2017년에도 SNAM과 픽업트럭을 현지에서 조립 생산하기로 계약했지만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아 사우디 진출이 무산됐던 적이 있는 데 다시 진출한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여럿 버티고 있는 유럽 역시 공략하기 만만찮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내수시장에도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쌍용차는 친환경차 라인업이 아예 없는데다 신차 출시도 요원해 수출 말고는 별다른 활로가 없다. 게다가 쌍용차의 ‘소년가장’격인 스포츠유틸리티(SUV) ‘티볼리’가 기아차 ‘셀토스’의 돌풍에 맥없이 무너지면서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누렸던 SUV 니치마켓 프리미엄이 경쟁사들의 신차 출시로 약화됐다”며 “게다가 신차 개발과 규제 대응 관련 비용 부담에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쌍용차가 수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 쌍용차 브랜드 가치는 현대·기아차보다 2~3단계 아래로 본다”며 “게다가 친환경차 라인업도 없어 상대적으로 환경규제가 덜하고 제품 자체 경쟁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중진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게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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