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을 구매한 소비자에 최대 20만원을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을 놓고 가전업체와 렌털업체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현금 환급에 가전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가전업체는 웃는 반면, 렌털은 환급 대상에서 제외돼 가전 렌털 업체는 울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현금으로 환급해 주는 사업은 에너지관리공단이 예산을 받아 지난 11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11월 한달간 전체 재원의 63%인 150억원이 집행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효율 가전제품 소비를 촉진하고 에너지 절약을 권장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이번 사업은 2016년에 첫 시작됐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최근 3년간은 중단됐다 이번에 다시 부활됐다. 환급사업 부활로 가전업체는 뜻하지 않은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왕이면 환급해 줄 때 가전제품을 장만하자는 소비심리 때문에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전기밥솥 등 환급사업 대상이 되는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 중견 가전업체인 쿠쿠는 주력인 전기밥솥과 공기청정기 등 에너지 1등급 제품 228개를 생산하고 있어 11월 한달 간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30%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영향으로 공기청정기 제품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93%까지 상승했다. 쿠쿠 관계자는 “환급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실상의 할인혜택을 볼 수 있어 필요한 가전을 구매하자는 고객들이 몰려 매출 신장세가 눈에 띄고 있다”며 “매장에서도 직원들이 ‘환급사업 마케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와 냉장고 등을 판매하는 위니아딤채도 수혜를 입어 전년 동기대비 해당 제품 매출이 16%나 뛰었다. 딤채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 1등급인 4도어 이상 대형 스탠드 김치냉장고나 초소형 김치냉장고 등을 중심으로 고객 반응이 뜨겁다”며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인 100ℓ와 220ℓ제품 판매량은 70% 증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과 경쟁하는 렌털업체는 냉가슴을 앓고 있다. 주력 제품인 공기청정기부터 냉온 정수기가 환급 가전군에 속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야만 소비자에 소유권 이전이 되는 렌털 특성상 환급사업 대상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렌털업계 선두주자인 웅진코웨이와 SK매직은 최소 25~40개 제품이 환급 가전군에 들지만 판매 실적에는 이렇다 할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렌털은 고객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는 기간이 36개월 정도여서 개인에 인센티브를 주는 환급사업 목적과 거리가 멀어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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